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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PI 밸류에이션 멀티플 확장은 일단락된 듯

February 10, 2023 임태섭 (경영학박사 / 수석전략가)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때 주식시장의 기대감이 먼저 반영되면서 주가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일단 상승하고 나면 시장은 기업의 실적전망이 반등하기를 기다리며 기간조정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를 경기 중반 사이클 조정 (Mid-cycle Adjustment) 이라고 한다. 현재 시장이 경기 중반 사이클 조정국면을 지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하락추세를 이어가며 금리인상의 끝이 보이고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고, 전격적 리오피닝으로 중국경제의 회복세가 시작되었으며 유난히 온화한 겨울에 힘입어 최악의 경기침체를 피한 유럽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세계경제가 작년의 둔화국면에서 12월~1월 드디어 경기저점을 통과하였고 이제 회복세로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경기반등과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가 급격히 약세 전환되고 장기금리가 하락하며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금융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점은 분명히 KOSPI를 비롯한 주요 주가지수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미국도 우리나라도 주요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대부분 밑돌고 있으며 경영진의 실적전망도 대단히 실망스럽다. 실적전망이 큰 폭 하락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최근의 주가상승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크게 상승시키며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주가와 실적이 반대로 움직이며 KOSPI P/E는 근래 최고치인 12배까지 치솟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개선의 기미를 보이는 매크로 시그널을 좇아 높은 프리미엄에도 추격매수에 나설 것인지 자꾸 달아나는 시장을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있다.

그림 1: KOSPI P/E는 사상최고치에 접근
그림 1: KOSPI P/E는 사상최고치에 접근

출처: Quantiwise, Krest Asia

세계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달 큰 폭 상승한 주가가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지금이 경기 중반 사이클에 진입한 것이라면 곧이어 기업의 실적전망이 서서히 반전되면서 P/E 멀티플이 하락하는 국면으로 들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과연 기업의 실적전망이 반전될 수 있을까? 2/4분기 이후 세계경기전망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국경기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경기침체에 들어가게 될 것인지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또다시 미국의 인플레이션 향방과 연준의 대응방정식이 중요 변수기 될 것이다.

연준의 지속된 금리인상에도 미국의 금융여건지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완화되기 시작하여 경기에 미치는 연준의 금리인상 효과는 올 1/4분기를 정점으로 급격히 쇠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에너지 가격 하락과 임금상승으로 가계실질소득이 증가하고 있다. 당분간 미국경기가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경제의 회복세는 필히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급격히 완만해지거나 재상승하는 경우를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연준은 총수요 억제를 위해 경기둔화를 유도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 시장은 연준의 한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기업의 실적전망은 다시 하락하고 주식, 채권시장은 변동성 확대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멀티플 확대는 너무 성급해보인다. 실적전망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멀티플 확대는 그만큼 시장의 변동성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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